‘4차’라는 구분이 불편한 이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호하고 낯선 단어로 우리에게 위기감을 조성한다. 과거, 그리고 지금까지 AI와 같은 신기술이 어떤 위협이 되는지에 대하여 격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 흐름의 중심에는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즉 기술을 사용해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기술에 의한 인류 위기론”은, 인간 대 기술의 경쟁 관계에 집중하며 사회적 변화를 인간이-특히 개인이-이겨야만 하는 ‘미션’이라 가정한다.
이는 인간의 위치를 기계의 지배자이자 소유자로 상정하고 그 위엄을 잃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 일자리, 창의력 등과 같은 인간 ‘고유’의 영역을 침해하는, 곧 인류의 종말이라는 이야기를 전제한다.
내가 흥미롭게 바라보는 지점은 60-70년대의 테크노크라트들과 현재의 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근 미래의 이야기를, ‘혁신’이라는 아주 익숙한 내러티브를 반복하면서 행하고 있다.
수의 체계
자연수 (ℕ), 정수 (ℤ), 유리수 (ℚ), 실수 (ℝ), 복소수 (ℂ)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수의 본질’이다. 그것은 수의 추상성과 가공성, 그리고 수로 상징할 수 있는 정보와의 관계이다. 수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되지만, 변하지 않는 본질이 존재한다.
두 번째는 ‘기술의 물성’이다. 디지털 기술의 핵심 재료를 추출하는 광산, 희토류 광물, 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에서 발견되는 물성들은 자연에서 비롯하지만 또한 과학적이다.
세 번째는 ‘지배 구조와 관리(governance and management)’이다. 집단을 제어하고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지배 구조, 그리고 자유와 인권 및 사회적 안전망과 신뢰에 대한 관리 체제는 금융과 전쟁을 통한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으로 유지된다.
다양한 객체 간의 약속이 코드이다. 코드는 가치를 숫자를 통해서 나타낸다.
이분법
빛과 어둠,
소리와 적막,
사랑과 무관심
–이분법적 구분.
0, 1.
0과 1 사이에는
우리의 세계가
존재한다.
“0,
0.1,
0.001,
0.0001,
0.00001,
0.000001 …”
0은 1을 나타낼 수 있고
1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러나 제논의 역설과 같이,
0과 1은 완전히 하나가 될 수는 없다.
숫자들의 관계
숫자들 간의 관계, 그것이 수학이다. 예를 들어 로그log란 ‘어떤 수를 나타내기 위해 고정된 밑을 몇 번 곱하여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함수이다. 숫자들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로그함수 그래프를 통해 현재의 상황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알 수 있고,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로그함수의 한자 표기는 對數(대수)함수이다. 여기서 사용된 ‘對(대할 대)’는, ‘對話(대화)’에도 쓰이는 동일한 한자이다. ‘대수’는 숫자와 숫자 간의 대화이다.
거리를 두고 돌보기
국가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취약성까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우리가 아는 세상’의 허술함이 드러났다.
천체물리학을 살피다 보면, 내가, 우리가, 얼마나 하찮고 미세한 먼지 같은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먼지를 자세히 보다 보면 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미세한 먼지가 태양계의 일부이고, 아주 먼 곳에 시간이 사라지는 블랙홀과 같은 구멍이 있듯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인간은 때로 숫자를 통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수의 본질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불안한 상황 속에서, 현재와 미래의 관계를 상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숫자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일로 상상을 시작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코드
https://github.com/bohyunjung/code-poetry-after-cassandre/blob/main/index.html
// 지수, 로그함수의 입출력 값 계산
let log_x, exp_x, log_y, exp_y;
{
log_x = x + d;
exp_x = log_x - d;
log_y = log(base, log_x, offset_1, offset_2);
exp_y = exp(base, exp_x, offset_2, offset_1);
log_y = log_y < 0 ? 0 : log_y;
exp_y = exp_y < 0 ? 0 : exp_y;
}
<마법 같은 수의 세계: 빛과 어둠의 역함수> 함께한 사람들
■ 작가: 최태윤
■ 스튜디오 매니저: 신재민
■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박선호
■ 그래픽 디자인: 유예나
■ 스크린 프린트: SAA / 이산하, 정성훈
■ 코드: 정보현
■ 번역: 최수현
■ 벽화: 조재홍
전시 정보
전시 《재난과 치유》
■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 5, 6전시실 및 공용공간
■ 관람 기간: 2021. 05. 22. – 2021. 08. 1.(*사전 예약 필수, 관람 예약 바로가기(click)
■ 주최 및 후원: 국립현대미술관, 한솔제지
■ Special thanks to: Casco Art Institute: Working for the Commons, 팩토리2
Walk through of MMCA
Why the ‘4th’ is an Uncomfortable Classification
The term ‘4th Industrial Revolution’ seems as though it speaks about hope for the future, but through vague and unfamiliar words, it creates a sense of crisis. In the past, up until now, there have been intense debates about what threats new technologies such as AI pose on humankind. Technocrats are experts who use technology to govern and exercise social influence. They argue that the “technology-based human crisis” is focusing on the competition between humans and technology. They impose assumptions that this change is a ‘mission’ that humans – especially individuals must win.
This assumes the human as the ruler and owner of the machine and It assumes the narrative of losing dignity, as part of the realm of creating human ‘uniqueness’ such as human sanctity, jobs, and creativity, as the end of mankind.
What I find interesting is that the stories that technocrats in the 60s and 70s tell today are not very different. They are always telling narratives of the near future, repeating the familiar narrative of ‘innovation’.
The Structure of Numbers
Natural number (ℕ), Integer (ℤ), Rational Number (ℚ), Real Number (ℝ), Complex Number (ℂ)
Technology changes quickly, however there are a few things that do not change. The first is the ‘essence of numbers’. It is the relationship between abstraction and malleability of numbers and information that can be represented by numbers. Numbers are used in new ways as the world changes, however there is an unchanging nature.
The second is ‘the nature of technology’. Mining, rare earth minerals, and physical properties found in the process of serial production and supply, which extract key materials for digital technology are natural but also scientific.
The third is ‘governance and management’. Governance that controls groups and the flow of information, and Management of freedom, human rights, social safety nets, and trust are maintained as interoperability through finance and war. A promise between various objects is a code. Code represents value using numbers.
Dichotomy
Light and dark,
Sound and silence,
Love and indifference,
–a binary distinction.
0, 1.
In between 0 and 1
exists our
world.
“0,
0.1,
0.001,
0.0001,
0.00001,
0.000001 …”
0 can represent 1
and can be close to 1.
But like Zeno’s paradoxes,
0 and 1 cannot be completely one.
The Relationship Between Numbers
Mathematics is the relationship between numbers. For example, a log is a function called ‘how many times must a number be multiplied by a fixed base to represent a certain number.’
The logarithmic function graph, which shows the relationship between numbers shows how much the current situation has changed relatively compared to the past, and can predict the near future.
The Chinese character of the logarithmic function is 對數. The character used here ‘對’ is also used in the word ‘對話(conversation)’.
Logarithmic function is the conversation between numbers.
Taking Care from a Distance
Vulnerability of countries as well as social systems – the COVID-19 pandemic revealed the sloppiness of “the world we know.”
When I look at astrophysics, I think about how trivial and similar to dust my, our existence is. And if I look closely at dust, I can find another world in it. Just as fine dust is part of the solar system, and as there is a black hole in the far distance where time disappears, everything is connected.
Humans sometimes tell a lie through numbers. But the essence of numbers doesn’t lie. In an uneasy situation where it’s hard to predict the future, may we begin to imagine the relationship between present and future through the relationships between numbers?
<Magical World of Numbers: Inverse function of light and darkness>
MMCA Seoul 2021. 05. 22. – 2021. 08. 1.(*RSVP, 관람 예약 바로가기(click)
Artist: Taeyoon Choi
Studio Manager: Jaemin Shin
Project Coordinator: Sunho Park
Graphic Design: Yena Yoo
Screen Print: SAA / Sanha Lee, Sunghun Jung
Code: Bohyun Jung
Translation: Suhyun Choi
Wall Painting: Jaehong Jo
Special thanks to: Casco Art Institute: Working for the Commons, Factory2
Magical World of Numbers: Bottomless Bag. A project in collaboration with Na Kim and various friends in 2020. Watch videos projects.